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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13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지원 유세… 바이든은 여유? 케일리 매커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9일 다음 달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애리조나 프레스콧 공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유세에서 대통령을 뒤로한 채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 인근의 선거 캠프에 입장하며 오른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프레스콧·윌밍턴=AP 뉴시스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의 조기투표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열세로 평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한 공화당원들의 유권자 등록도 몰리고 있어 열성 지지층의 막판 결집세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파워볼게임

○ 막판 결집하는 공화당 지지자들

19일 미국선거프로젝트(USEP)에 따르면 우편투표를 신청한 미국인 유권자는 8300만 명이 넘는다. 사전투표(early voting)는 부재자투표, 우편투표, 조기 현장투표로 나뉘는데 이를 합치면 이미 310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쳤다. 2016년 전체 투표자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주에서도 이날부터 조기 현장투표가 시작됐다. 마이애미의 포트마이어스와 새러소타 지역에서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 1시간 반 전인 오전 7시부터 길게 줄이 늘어섰다. 이날까지 접수된 우편투표까지 합치면 플로리다에서 이미 250만 명 이상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사전투표자의 당적이 확인되는 19개 주 평균으로는 민주당 소속이 약 53%, 공화당 소속이 25%다. 사전투표가 많을수록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일부 경합주에서는 공화당원들도 사전투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사전투표가 많은 것이 반드시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플로리다의 경우 사전투표를 한 공화당원의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 오차 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사전투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유권자 등록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투표장에 나올 공화당원들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플로리다주 자료에 따르면 4년 전에는 유권자 등록을 한 민주당원의 수가 공화당원보다 33만 명 많았지만 이제 13만4000명으로 좁혀졌다. 다른 경합주 상황도 마찬가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공화당으로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들은 2016년 이후 17만4000명이 늘어난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3만1000명이 줄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같은 기간 민주당이 13만6000명을 잃은 반면 공화당은 10만 명을 새로 확보했다.

○ 기술적 오류 잇따르는 우편투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결집해 투표장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 집계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리는 우편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 현장투표 결과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는 ‘레드 미라지(Red Mirage·빨간색이 상징인 공화당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는 초반 착시 현상)’가 예상되는 이유다.

우편투표 중에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사표가 얼마나 나올지도 변수다. 선거 전문가들은 최대 10만 표가 사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정부가 인정한 공식 봉투를 쓰지 않은 우편투표 용지는 무효화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최근 나왔다.

투표 결과의 신뢰도 역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번 미국 선거가 잘 운영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2018년 81%에서 2년 만에 62%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제기해온 우편투표 부정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최종 당선 확정이 언제 발표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주 조지아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신원 확인 과정의 컴퓨터 오작용 문제가 발생했고, 필라델피아의 앨러게니 카운티에서는 투표용지를 인쇄, 발생하는 회사의 실수로 2만9000명의 유권자에게 잘못된 투표용지가 발송됐다. 이런 오류들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까지 진흙탕 법정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2016년 대선 캠페인을 이끌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선거 결과가 도둑질당하거나 조 바이든이 승리를 선언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에 또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檢안팎 ‘윤석열 거취’ 관심

대검 앞엔 尹총장 응원 화환 2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쓰인 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 총장의 가족 사건과 라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두 사람 간 갈등이 고조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총장 응원 문구를 담은 화환을 설치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검찰총장이란 공직자의 본분을 묵묵히 그리고 충실히 수행하겠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건,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과 주변 인사 사건에 대해 발동한 수사지휘권을 30분 만에 수용한 직후 윤 총장은 대검 간부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윤 총장의 한 측근은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계기로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7월 25일 2년 임기의 검찰총장에 취임한 윤 총장은 아직 9개월가량 임기가 남아 있다.파워볼엔트리

올 7월 추 장관이 신라젠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처음 행사하자 윤 총장은 이 지휘권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갈등 끝에 지휘권을 수용하면서도 총장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헌정 사상 첫 수사지휘권 행사를 수용한 2006년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3개월 전에도 지금도 윤 총장은 사퇴할 경우 부당한 수사지휘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과 가까운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물러나면 결국 수사 방향이 바뀌고, 박수 치는 건 라임 사건 주범과 그 비호 세력”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에 의해 총장의 지휘권이 박탈돼 새 수사팀이 구성되는 것에 대해 윤 총장은 ‘검사는 검사다’란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하는 한 수사팀 검사들이 권력에 대한 수사 의지를 쉽게 꺾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이번에는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의 최고 권한인 일선 검찰청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일상적으로 박탈당해 이른바 ‘식물 총장’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윤 총장 가족이나 주변을 수사 중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인이나 장모 등에 대한 모욕적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는데, 언제까지 총장이 버틸 수 있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윤 총장은 22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국감은 윤 총장의 임기 내 마지막 국감이다. 대검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결국 국감장에서 추 장관, 정부 및 여당에 대한 본격적인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검사는 “윤 총장이 가만히 있으면 이대로 끝이다. 폭탄 발언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지 않냐”고도 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이번 국감을 지켜봐 달라. 국민들이 결국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2013년 10월 열린 국감장에서 국가정보원의 댓글 조작 사건에서 수사 방해 외압이 있었다는 발언을 쏟아낸 적이 있다. 윤 총장은 ‘개인에게 충성하지 않느냐’는 한 의원의 질의에 “저는 검찰을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 총장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추 장관의 인사 강행 직후인 올 8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한경연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월세로 거주할 경우 자가 거주 대비 결혼 가능성이 65%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자녀 출산에도 영향을 미쳐 무자녀 가구가 첫째 아이를 낳을 확률도 5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출산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결혼·출산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한국경제연구원은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노동패널의 최신 자료를 활용해 주거요인과 결혼·출산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파워볼대중소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 거주보다 전세와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와 비교할 때 전세로 사는 사람의 결혼 확률은 23.4% 감소했고, 월세 거주는 65.1%나 줄었다.

월세가 전세보다 결혼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보고서는 거주유형이 자녀가 없는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보다 28.9% 감소했다.

월세 거주는 자가 거주와 비교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55.7%나 줄었다.

거주유형은 첫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한 자녀 가구의 둘째 자녀 출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가구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둘째 자녀의 출산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현실이 된 인구절벽 [연합뉴스TV 제공]
현실이 된 인구절벽 [연합뉴스TV 제공]

보고서는 주거유형에 따라 결혼과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 측면에서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부동산 규제 정책과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서울 지역에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을 늘리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주거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값싼 쓰레기 정책의 역습] ①2차 대란 시작됐다


폐기물 자원순환 시스템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철저한 시장 논리로 유지돼왔다. 아파트가 수거업체에 재활용 폐기물을 팔면 수거업체가 다시 선별업체에 팔고, 선별업체가 다시 상위 재활용 업체에 되파는 것이 현재 한국의 자원순환 구조다. 이 구조는 폐기물 가격이 떨어지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국 동남아 등 폐기물 수입 시장이 문을 걸어 잠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기물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떨어지자 도산하는 업체가 발생하는 등 폐기물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돈이 안 되는 폐기물은 그저 쓰레기다. 시민의 일상을 흔드는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는 구조다. 환경 문제를 시장 논리에만 맡겨 발생한 문제다.

상품성이 떨어진 폐기물은 자원순환 고리에서 이탈해 매립·소각된다. 그런데 그 양이 매년 급증해 처리 비용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그 사이를 파고드는 불법 투기(投棄) 브로커가 양산되고, 쓰레기 산이 생겨난 이유다. 업체가 흔들리니 자원순환의 말단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빈곤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국민일보는 한계상황에 내몰린 위태로운 자원순환 시스템 구조를 4회에 걸쳐 해부해 봤다.다시 터진 비닐 수거 거부 사태
지난 18일 찾아간 인천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유리병, 캔,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모으는 바구니가 줄지어 놓여있었는데, 비닐 수거함은 보이지 않았다.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안내문은 붙인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깨끗했다.

‘폐비닐 수거가 안 되니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어주세요.’

이 안내문이 붙은 건 폐기물 수거 업체의 거부로 아파트가 쓰레기 대란을 겪었던 지난주부터였다. 아파트 경비원은 “원래 수거해가던 사람들이 더는 못하겠다고 하면서 난리가 났고, 지난주 업체를 바꿨다. 그런데 새로 온 업체가 비닐은 못 가져가겠다고 하면서 이번 주부터 재활용으로 따로 분리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비닐은 분리배출 대상이지만 수거업자들이 두 손을 들자 별수 없이 법을 어기게 된 셈이다.

지난 18일 인천 송도동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폐기물이 쌓여있다.
지난 18일 인천 송도동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폐기물이 쌓여있다.


한 아파트만의 상황이 아니었다. 인근 다른 아파트 분리수거장에도 ‘비닐류 재활용 안 되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인천 연수구 소재 아파트 두 단지에서는 ‘깨끗이 세척한 비닐만 분리배출 해 달라’는 기존 안내문 위에 ‘비닐류 재활용 수거 불가’라는 새 안내문이 덧붙여져 있었다.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미화원은 “겨우 사정사정해서 그저께 플라스틱을 치워 준거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마구 쌓여있었다”며 “여기도 비닐은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있다. 옆 단지도 재활용 쓰레기가 말도 못 하게 쌓였다가 며칠 전에 한 번 치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제2의 쓰레기 대란’ 전조증상이 인천에서 목격되고 있다. 재활용품 수거 지연을 겪고 있는 아파트가 인천 곳곳에서 포착됐다. 주민들은 집 앞에 쓰레기가 쌓이는 상황에 불만을 토로하지만, 수거 업체는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호소한다. 그사이 재활용 시장에서 가장 ‘돈 안 되는’ 상품인 폐비닐이 우선 거부 대상 품목으로 올라와 그대로 폐기 처리되는 상황이다.

인천의 재활용 시스템을 망가뜨린 건 폐기물처리업체 한 곳에서 지난달 발생한 화재였다. 인천에서 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A씨는 “플라스틱과 비닐의 단가 인하, 제대로 안 되는 분리수거 문제 때문에 원래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 달 전 재활용 선별장 한 곳에 불이 나면서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처리업체 한 곳이 문을 닫자 지역 자원 순환 시스템 전체에 정체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인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화재 한 번에 흔들린 자원 순환
사건은 지난달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일 인천 남동공단의 한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큰불이 나 9시간 만에 꺼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선별업체의 설비가 모두 불에 타면서 당분간 문을 닫게 됐다. 선별업체 대표는 “복구하는데 6개월~1년은 걸릴 것 같다”고 시청에 보고했다. 선별장은 수거된 폐기물 중 재활용 가능 상품을 분류해 재활용 공장 등에 되파는 자원 순환의 관문 같은 곳이다. 해당 업체는 인천의 아파트에서 나오는 재활용 폐기물 30% 이상을 받아 처리해 왔었다.

선별장 한 곳이 사라지면서 인천의 재활용 수집·운반 업체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거한 폐기물을 팔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며칠 뒤 인천시청은 회의를 열고 인천과 김포 등 재활용품 선별장 5곳에 화재가 난 선별장 물량을 나눠서 소화하도록 배분했다. 시청 관계자는 “인천 안에서 분산을 하다 보니 (물량을 나눠 가져간) 선별장들에도 일부 과부하가 걸릴 순 있지만 수거가 중단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19일 방문한 인천의 한 폐기물 선별장 모습.
지난 19일 방문한 인천의 한 폐기물 선별장 모습.


하지만 추석이 지나면서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아파트에서 수거해야 할 쓰레기는 늘어나는데 이를 보낼 곳이 줄어들면서 수거 스케줄이 자꾸만 밀렸다. 지난 17일에는 인천의 수거·운반업체 대표들이 모여 비상회의까지 열었다. 이날 모인 대표들은 “대란 직전의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수거한 쓰레기를 선별장에 가져가 처리하는 시간이 몇 배로 늘었다. 수거업체들이 가장 바쁜 오전 시간에는 선별장에 들어가려는 재활용 수거차량들이 줄을 서야 하기 때문이다. 한 수거업체 관계자는 “수거 트럭을 모는 기사들도 기존에는 저녁 6~7시면 퇴근했는데 요즘은 저녁 10시는 돼야 퇴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혀를 찼다.

“제가 새벽 6시에 일을 나가요. 나가서 트럭 한 차 수거를 해서 인천시에서 가라고 한 선별장에 가면 오전 9시에요. 원래 가던 선별장은 가까웠는데, 여기는 머니까. 근데 더 문제는 한번 가면 차에 실린 쓰레기 붓고 나오는데 3~4시간이 걸려요, 선별장도 포화상태라. 점심 먹기 전에 나오면 고마운 그런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하루에 돌아야 할 아파트가 6~7단지인데 2~3단지밖에 못가서 다 미뤄지는 거에요.”(수거업체 대표 B씨)

B씨의 말처럼 지난 19일 방문한 해당 선별장은 쓰레기로 포화상태였다. 수도권의 다른 선별장과 비교해도 폐기물 양이 어마어마했다.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한 한 선별장은 당분간 토요일에는 쓰레기를 받지 않기로 했다. 다른 선별장들도 이 달 초부터 ‘반입을 잠깐 멈춘다’는 공지를 수시로 보내고 있다.

선별장이 반입을 받지 않아도 수집·운반 업체 입장에서는 아파트 쓰레기 수거를 멈출 수 없다.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수거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수거한 쓰레기를 갖다 놓을 곳이 없으니 우리 집하장에다가 그냥 쌓아둘 수밖에 없다”며 “죽기 살기로 빼서 마당에 쌓아두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날 찾은 인천의 한 수거업체에는 미처 선별장에 보내지 못한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이 업체는 지난달 화재가 난 선별장에 수거한 플라스틱 대부분을 보내던 곳이었다. 선별장 화재 이후 수거업체인 이곳의 집하장은 소규모 선별장을 연상케 할 정도가 됐다. 해당 업체의 직원은 “원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쓰레기 물량이 많은데 불이 나고 나서 선별장으로 반입이 잘 안되니까 평소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급증하는 폐기물 화재
쓰레기가 쌓이면 다시 불이 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수도권에서 선별장을 운영하는 D씨는 “폐기물 시설에서 불이 나는 원인은 주로 배터리다. 배터리 제거가 안 된 장난감이나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같은 게 많이 섞여서 오는데, 날씨가 습하고 스파크가 튀면 여기서 불이 난다”고 했다. 이 불씨가 쓰레기더미로 옮겨가면 화재로 이어진다. D씨는 “체감 상 올해 특히 불이 더 많이 난 것 같다. 자연발화도 있지만 쓰레기는 너무 쌓이고 처리비용은 비싸니까 고의로 불을 내는 곳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전국의 폐기물 업체 곳곳에서 화재가 잇따랐다. 20일 새벽에는 경남 김해시의 한 폐기물 재활용 공장에서 불이 나 50분 만에 꺼졌다. 지난달 19일에는 평택의 폐기물 재활용시설에서 화재 가 나 외국인 근로자 2명이 숨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폐기물처리시설과 재활용시설, 기타 위생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92건에 이른다. 통상 수개월 걸리는 화재 조사가 완료돼야 통계 수치에 반영된다. 최근 서너 달치 화재는 채 집계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거업체들은 무작정 쓰레기를 쌓아 놓기가 어렵다. 인천시청은 지난 15일 폐기물 처리 상태 점검을 시작하겠다는 공문을 각 업체들에 보냈다. 수거업체들은 아파트 수거를 그만둘 수도 없고 집하장에 마냥 모아두기도 힘든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호소했다. “폐기물을 쌓아놓지 말라고 검사하러 나온다는 건데, 보낼 곳이 없는 걸 어떡하느냐”고 C씨는 말했다.

결국 재활용 시장에서 가장 애물단지인 폐비닐부터 수거가 안 되기 시작했다. 폐비닐은 재활용품 단가는 낮고 처리비용은 높아 수거업체들에게 적자를 보게 만드는 품목 중 하나다. 화재 이후 멀어진 선별장 때문에 물류비가 늘고 순환이 어려워지자 수거업체들이 처리비용이 비싼 비닐부터 포기하게 된 것이다. 선별장들이 비닐 처리비용을 올리기로 한 것도 원인이 됐다. B씨는 “몇 년 전 비닐 대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죽하면 재활용되는 것까지 종량제 봉투에 넣는다고 하겠느냐”며 “비닐은 특히 온갖 더러운 게 많이 묻어 나와서 재활용되는 것보다 폐기물로 처리하는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나가서 당시 수거거부를 했던 건데, 지금 그때 시점으로 되돌아 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도 시간문제

환경부는 지난 16일 추석 연휴에 재활용 폐기물 수거량이 증가했지만 수거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전국 154개 민간선별장의 수거·선별 상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국 민간선별장 보관량은 총 허용량 대비 35.9%, 재활용업체(비닐·플라스틱 기준) 보관량은 총 허용량 대비 34.5%라고 발표했다. 추석 연휴 후 늘어난 수거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수도권 등 재활용품 발생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일부 선별장의 보관 가능량을 한시적으로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문제가 발생한 인천시청 관계자도 “명절 이후에 쓰레기 양이 너무 많은데다 평소보다 선별장 한 곳이 없기 때문에 일부 수거 지연은 있지만 이미 (선별장 분산 조치로)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폐기물 업계 관계자들은 환경부와 지자체의 인식이 현장 상황에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항의를 해도 시에서는 ‘아파트들에 단가인하 공문을 보내 드릴까요’ 정도의 답변밖에 내놓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 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D씨도 “환경부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몇 백억원을 들여서 재활용 분리수거 도우미를 둔다고 하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비닐류 재활용 안되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지난 18일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비닐류 재활용 안되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언제든지 인천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경기 북부에 집하장을 둔 한 수거·운반 업체는 서울의 아파트에서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 인천의 선별장에 물건을 내려왔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이 곳 역시 물량을 제때 소화할 수 없어 집하장에 쓰레기를 그대로 쌓아둔 상황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 문제가 장기화 되면 곧 아파트에서 배출 자체가 어려워 질것”이라며 “몇 년 전부터 비닐대란, 플라스틱 대란이 난다고 방법을 연구 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는데 아직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쓰레기 대란은 예견된 현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은 화재 때문에 문제가 수면위로 빨리 올라왔을 뿐 다른 수도권 지역도 재활용 생태계에 균열이 생긴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의 경우에도 최근 몇몇 소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비닐을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버리도록 안내하다가 문제가 됐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수거업체들이 재활용 분리배출이 잘 안되는 몇몇 단지에서 비닐을 받지 않으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아파트들에는 가격연동제를 시행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수거 단가를)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임주언 박세원 기자, 전웅빈 문동성 기자 imung@kmib.co.kr

지난 19일 오전 7시 50분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가가(加賀)시 복합 쇼핑몰 ‘아비오시티 가가’에선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직원들과 방문객들이 혼비백산한 표정으로 한데 엉켜 건물 밖 옥외 주차장으로 일제히 달려갔고, 얼마 후 방패와 각목을 든 경찰들이 몰려와 분주히 현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총을 든 엽사들도 사격 자세를 취하며 함께 했다.

지난 19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가가(加賀)시 복합 쇼핑몰 ‘아비오시티 가가’에 출몰했다가 사살된 곰. [NHK 뉴스 캡처]
지난 19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가가(加賀)시 복합 쇼핑몰 ‘아비오시티 가가’에 출몰했다가 사살된 곰. [NHK 뉴스 캡처]

소동의 원인은 곰이었다. 체중 130㎏의 곰 한 마리가 쇼핑몰에 들이닥쳤던 것이다. 쇼핑몰 북쪽으로 약 400m 떨어진 초등학교에선 집단하교가 이뤄졌다. 곰은 경찰과 13시간 넘는 대치 끝에 오후 9시 쇼핑몰 창고에서 사살됐다.

20일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현장과 함께 “이렇게 사람이 많은 쇼핑몰까지 곰이 찾아온 건 이례적”이라는 현지 주민의 반응을 전했다. 가가온천역 앞에 자리한 해당 쇼핑몰 인근에는 식당과 병원이 있어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이다. 곰이 제발로 찾아오기 어렵다고 생각한 장소도 이젠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올해 8월 곰 출몰 급증…2명 사망, 22명 부상
최근 일본이 수시로 출몰하는 곰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곰의 습격으로 올해에만 벌써 최소 2개 현에서 2명이 사망했고, 4개 현에서 22명이 부상을 입었다. 곰을 목격했다는 신고만 전국에서 1만건 이상 접수됐다고 한다.

이를 놓고 지방 인구 감소로 곰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곰 퇴치에 비상이 걸린 지자체에선 급기야 늑대 모형으로 곰을 쫓아내는 아이디어까지 구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카와현은 이미 지난 8일 최고 경계 수준인 ‘출몰 경계 정보’를 발령했다. 최근 현 내 곰 목격 신고가 400건에 달했고, 16~18일 가가시와 하쿠야마(白山)시에서 곰의 습격으로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나가노(長野)현에서도 지난 8월 이후 4명이 곰에게 부상을 입는 등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현 내 가미코치(上高地) 자연공원은 같은 달 17일까지 곰 목격 신고가 1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8년 전체 40건에 불과하던 수치가 크게 늘었다.

니가타(新潟)현에선 지난 1일 70대 여성이 밭에서 곰에게 습격당해 사망했다. 해당 현에서 곰에게 사망한 사람이 나온 건 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아키타(秋田)현에서도 지난 7일 83세 여성이 곰에게 공격을 당하고 1주일 뒤 숨졌다.

일본 환경성은 올해 8월 곰 출몰 건수는 3255건으로 최근 5년간 최다라고 밝혔다. 8월까지 5개월간 포획된 곰은 3207마리로 2018년 한해 포획된 곰 수에 육박한다.


사람 빠진 영역에 곰이 들어왔다
무엇이 곰을 사람들로 이끌었을까. 야마자키 고지(山崎晃司) 도쿄농업대 동물생태학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최근 몇 년 곰의 서식지가 넓어진 게 출몰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방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인간의 활동 영역이 줄어드는 대신 곰이 활동 영역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아사노 마코토(淺野玄) 기후대 야생동물의학 교수는 “도토리 등 견과류 나무의 흉작도 곰의 출몰에 영향을 미쳤다”며 “굶주린 곰이 마을에서 먹이를 찾는 경우가 빈번해졌다”고 말했다.


늑대 모형 설치했더니 곰 사라져
인간도 보다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NHK에 따르면 홋카이도 다키가와(滝川)시는 요즘 1m 길이의 늑대 모형을 곰 출몰 지역에 설치해 곰을 쫓아내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몬스터 울프’라는 이름의 해당 모형은 다가오는 곰을 적외선 센서를 통해 감지한 뒤 고개를 흔들고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한다.

홋카이도 다키가와시가 곰 출몰 지역에 설치한 '몬스터 울프' 늑대 모형. 곰이 접근하면 눈에서 빛이 나고 늑대 소리를 내 곰을 쫓아낸다. [NHK 뉴스 캡처]
홋카이도 다키가와시가 곰 출몰 지역에 설치한 ‘몬스터 울프’ 늑대 모형. 곰이 접근하면 눈에서 빛이 나고 늑대 소리를 내 곰을 쫓아낸다. [NHK 뉴스 캡처]

늑대 울음소리는 기본이고, 혹시 곰이 장치를 속임수라고 눈치챌 가능성까지 대비해 사람 소리, 총소리 등 60종류의 소리가 때에 따라 나오도록 만들었다. 몬스터 울프가 설치된 구역에서 곰이 1개월간 출몰하지 않아 홋카이도시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환경성은 “곰을 만날 경우 소리를 지르지 말고 곰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는 행동지침을 배포하고 있다. 그리고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면서 나무 등 장애물을 사이에 둬 곰의 돌진에 따른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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